삼청각 청천당에서 진행된 전통혼례와 식전에 촬영한 야외 한복스냅촬영. 당일 촬영을 복기하고, 전통혼례 촬영 하면서 느낀 점과 사진들을 정리해본다. 사족을 달자면.. 지역별로 혼례 복식에도 차이가 있는데, 전국 전통혼례 촬영을 섭렵해보고 싶은 욕심도 가득하다. 욕망의 항아리가 가득차버린 웨딩본식 사진작가의 동기부여 포스팅.
우선, 미리 계획했던 당일 촬영 순서를 정리하면,
8:30~ | 삼청각 도착해서 장소 체크 및 촬영 준비 |
9:30~ | 식전 야외한복스냅 |
10:30~ | 전통혼례 리허설 |
11:30~ | 하객맞이 |
12:00~ | 혼례 본식 시작 |
13:30 | 촬영 마무리 |
보기 쉽게 30분, 1시간 간격으로 나눴지만 딱딱 시간 맞춰 넘어간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각 순서당 5분 10분 가량의 차이는 있다. 크게 지연되거나 하지는 않고 계획대로 촬영은 잘 진행됐다.
통상적 결혼식이 1시간 정도 신부대기실을 쓰는데, 오늘은 하객분들이 많지 않은 스몰웨딩이어서 11시 반 경부터 30분 가량으로 모든 하객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었다.
전통혼례 본식 자체는 30분 가량 진행되었는데, 더 풍성하게 중간에 사물놀이 공연이나, 지인 축사 축가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재량껏 식순이 추가되는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식 이후 가족, 하객분들 단체촬영에 20분 정도 걸렸다. 가까이도 찍고 초광각으로 전경으로도 찍고 좀 더 밝은 느낌으로 웃겨드리기도 하고 내 욕심을 부리다보니 하객이 많지 않음에도 시간이 좀 걸렸다. 이후 식사자리 돌면서 인사드리는 모습까지 쭉 찍고 촬영 마무리.
전통혼례를 진행하는 웨딩베뉴들이 대부분 대관 시간이 여유로워서 촬영자 입장에서도 시간을 잘 활용해 촬영할 수 있어 좋았다. 준비시간 제외하고 촬영은 4시간 가량 진행했고, 추가시간에 대한 비용을 더해 진행하셨다. 전통혼례를 준비중이신 신랑신부님이라면! 빛새김사진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핫!
촬영계약상 내용은 모두 마무리되어서 원본파일, 수정본파일, 앨범까지 모두 출고되었는데, 셀렉되지 않은 사진들 중에도 예쁜 사진들이 많아서 그 중에 현장스케치로 찍어둔 사진들과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사진들 복기하면서 몇 컷 더 작업해보았다. 당일 촬영 풀버전 포트폴리오는 아래 링크에 올려두었다.
혼례날 비가 온 탓에 어쩔 수 없이 청천당 실내에서 전통혼례연이 진행되었다. 사전에 비예보가 있어서 예식 전날까지 신랑신부님과 얘기 나누며 의견을 들었고, 야외촬영에 대해서는 걱정마시라고, 비가 온다고 촬영을 못하는 건 아니니까. 내 입장에서 가장 잘하는 촬영이 한옥웨딩 본식촬영인데... 최선을 다해 평생 보실 사진으로 남겨드리는 게 나를 선택해주신 신랑신부님을 위한 소임이라고 생각. 그저 우천대비 보호장비들을 바리바리 챙겨가면 될 일.
비가 좀 그친다 싶으면 야외 마당에 준비하려고 당일 아침까지 야외냐 실내냐 결정이 되지 않았는데, 당일 오전 한사랑우리혼례 측에서 현장 상황을 보고 신랑신부님의 의사를 확인했다. 비가 그칠 기미가 안보여 최종적으로 실내로 결정. 미리 신랑신부님과 상담했던 대로 전통혼례를 실내에서 하더라도 한복스냅이라도 야외에서 촬영 진행하기로 했다.
가족사진과 단체사진 원판은 청천당 전경을 배경으로 찍기로 결정. 청천당 내부는 그냥 큰 방이고, 하객들 식사 테이블과 혼례상이 차려져있어서 단체사진 촬영하기는 어렵다. 공간이 협소해 사람들 다 세우려면 혼례상도 다 치워야하고.
신랑신부님도 야외결혼식에 대해 기대가 크셨을 텐데 그 큰 기대만큼 실망도 크셨을 것이다. 현장에선 스쳐지나갈지 모르지만 이런 감정들이 알게 모르게 사진에 새겨진다. 사진촬영을 하는 입장에서 신랑신부의 이런 부분들까지 신경쓰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 준비하는 과정부터 최종 사진 결과물이 출고될 때까지 과정을 서로 공유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다. 상담부터 촬영까지 직접 하는 1인 사업자 사진작가의 장점이랄까.
당일 예식전 야외스냅 촬영 때는 부담스럽지 않게 비가 와서 다행이라 해야할지. 삼청각은 고급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야외 조경들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게 느껴졌다. 비가 오면 날이 우중충해서 사진도 색감이 우중충할 것 같지만, 물을 머금은 생명들 속에 색이 다 살아있다. 다만 아쉬운 건 한복 옷감 재질특성상 비에 젖는 게 다 드러난다는 것. 포토샵으로 젖은 부분을 수정하기도 애매한게 한복의 세부적인 짜임새가 다 망가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허허. 일단 수정한 이후 신랑신부님 의견을 듣고 적절한 수준에서 컨펌 받아 진행했다.
예식 시간은 12시, 이번 예식은 하객이 많지 않은 스몰웨딩 규모여서 하객맞이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않았다.
10시 30분 경에 리허설을 진행하는데 때 집사님들 위치를 잘 보고 촬영자의 동선도 빠르게 파악해야한다. 전통혼례는 집사님들이 신랑신부의 바로 옆에 붙어서 식 진행을 도와주시기 때문에, 좁은 실내라면 신랑신부를 집사님들이 가리게 되는 순서가 나올 수 있다. 풍경이나 스케치컷은 일찍 도착해서 찍어놨고, 양가 혼주분들도 리허설을 함께 하시니 리허설을 함께 보면서 집사님들과 위치를 조율한다.
이후 신랑신부가 활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과정에 시간이 꽤 든다. 특히 신부의 경우 족두리에 비녀에 연지곤지 등 준비할 게 많아 집사님들의 손이 바빠진다.
나는 8시 반쯤 도착해서 장비 정리하고 신랑신부님께 인사드렸다. 신랑신부 헤어메이크업은 삼청각 내부에서 진행하고 계셔서 인사드리고 삼청각 둘러보러 나왔고, 비슷한 시간에 한사랑에서도 도착해서 혼례 준비에 들어갔다.
촬영 전에는 항상 미리 도착해서 현장 둘러보고, 궁금한건 베뉴 스텝들 붙잡고 물어보고, 어떻게 찍을지 확인하는데, 이번 촬영만이 아니라 모든 촬영 전에 반드시 진행한다. 붙박이로 한 웨딩홀만 찍는게 아니다보니 사전에 정보를 많이 알아놔야 실 촬영 때 동선 꼬이지 않고, 어리버리 타지 않고, 놓치는 컷을 줄일 수 있다. 완벽하게 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해도 모자를 판에 예신님들께 점수를 까먹을 수도 있겠지만...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 촬영 마치고 원본 리뷰를 하면 항상 아쉬운 점들이 보인다. 이런 점들을 항상 고려하고 고민하면서 점점 발전해가는 것.